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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은 ‘사랑’이란 “어긋난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랑-하기’가 낳는 불가해한 낙담, 나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발생할 때의 통증 앞에서 ‘미래는 장밋빛일 거야’라는 아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겠다’는 의지만이 정확한 사랑의 태도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미래는 행복할 거야’ 같은 믿을 수 없는 아첨을 하지 않는 게, 태도밖에 줄 게 없는 가난한 사람의 말일 거라 생각했다. 그는 사랑의 결과가 고통과 실패라 해도 당신 곁에 있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다. 이런 태도의 성실성이 거듭되는 절망 가운데서도 우리(공동체) 스스로를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곁에 있어주는 일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위로를 하다가도 정신이 자꾸 딴 데로, 내 관심사로 도망간다. 어떤 존재의 옆을 지키는 건 굉장히 어렵고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펜처럼 세밀하게 자기 존재를, 상심과 변덕, 절망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문학이라 생각한다.
말한다는 것은 응답을 구하는 행위다. 응답이 오면, 그걸로 괜찮은 거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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