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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일훈

idoido2022 2022. 7. 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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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훈은 자신이 설계하지 않았지만, 이 집에 마련한 자신의 작업 공간을 ‘종이로 만든 벽으로 된 곳’이란 의미의 지벽간(紙壁間)이라고 불렀다. 

채나눔은 안채와 바깥채, 사랑채를 각각 떨어뜨려 지었던 전통적인 건축 기법에 따라 ‘건축물을 작게, 떨어뜨리고, 불편하게 지어살자’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는 수도원을 지을 때도 기도 공간인 경당을 숙소와 멀리 떨어뜨리곤 했는데, ‘왜 경당에 갈 때마다 바깥 날씨에 따라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지었느냐’는 수도자들의 하소연에 ‘반성하고 기도하러 가는 길인데 옷을 갈아입고 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답하곤 했다.

교우들이 내는 돈을 관리비로 써버리거나 집 관리에만 신경을 쓰지 않고, 복음의 본질을 추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기 과시나 위세를 내보여 위화감을 주지 말고 이웃의 보통 주택들과 어울리도록 작게 짓자’는 게 이일훈의 생각이었다.
 

보통의 이웃 집처럼…7평짜리 연립에 남긴 ‘이일훈의 생각’

‘불편하게 지어 살자’ 건축가 이일훈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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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어진 성당을 방문할 때 느꼈던 작은 불편함이 있었다. 짓다만 건물같던 삼각지 성당이나 시골의 작은 성당이 마음을 편하게 할 때도 있었고. 조금 불편하게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편리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차고 넘치지 않게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겠다.